[삼국사기]
삼국사기를 본격적으로 읽어보자고 마음을 먹고서 청소년용을 읽은 다음 처음으로 제대로 된 책을 접했다. 지난번 청소년용으로 된 책은 내용을 줄이고 편집해서 짧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대부분의 내용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원본과 대조한 것이 아니라서 뭐가 빠져도 알지 못하지만...
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를 각각 읽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신라를 읽으면서 고구려를 볼 수 있고, 고구려를 읽으면서 백제를 볼 수 있고, 또 백제를 읽으면서 신라나 고구려를 볼 수 있다. 서로 얽힌 역사의 가지를 교차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지리나 관제편에 이르면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른다. 지금의 지명과 맞지 않고 관제도 나열식이라 큰 의미를 찾아낼 수 없다. 그냥 마구 넘길 수 밖에.
열전에 이르러서는 삼국의 역사에서 간략하게 나왔던 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나온다. 특히 김유신 장군에게는 상/중/하에 나누어 길고도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록이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 알았거나 궁금한 부분을 기록해 본다.
갈문왕의 뜻에 대해서 나온다. 갈문왕은 신라편에서 중요 인물들의 아버지들을 대부분 "XX갈문왕"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갈문왕의 뜻은 27쪽에
신라에서는 추봉한 왕을 다 갈문왕이라 하는데 그 뜻은 알 수 없다.
라고 되어 있다. 뜻은 알 수 없단다.
軍主라는 명칭의 시작은?
벌휴이사금편(29페이지)에
2년 봄 2월에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임명하여 좌우 군주로 삼아 소문국을 쳤다. 군주란 명칭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라고 되어 있었는데,
뒤편의 지증마립간편(49페이지)에 보면
6년 봄 2월에 왕이 몸소 주,군,현을 정하였다. 실직주를 설치하고 이사부로 군주를 삼으니, 군주란 이름이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라고 되어 있다.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신라와 백제를 읽다보면 말갈이 북쪽 변경을 침범한다는 기록이 나온다. 말갈이라하면 고구려 위쪽에 살았던 북방 유목민족이라 생각했는데 70페이지에 보면
5년3월에 왕은 하슬라 땅이 말갈과 연접하여 백성이 편안치 못하므로 경을 폐지하여 주로 만들고 도독을 두어 지키게 하였고 실직을 북진으로 하였다.
라고 쓰여 있다. 하슬라는 지금의 강릉이니 그 위쪽에 말갈이 있다는 기록이다. 고구려가 말갈족을 나라 안에 데리고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