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을 처음 봤을 때 문장 그대로의 궁금증이 일었다.
"과연 왕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거대한 나라를 다스렸을까? 누구에게 어떤 명령을 내리고, 백성들과는 어떻게 소통하였을까? 왕이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서문을 읽는 동안 내 기대와 책의 내용은 전혀 다른 것임이 드러났다. 나의 궁금증과는 거리가 멀었다.
" 이 책은 국왕들이 정국의 중요한 국면에서 발휘한 리더십의 내용을 검토하면서, 그 공과를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었다.(7페이지)"
서문에 있는 책의 취지를 읽어보면 여러 왕들의 리더십을 조명하면서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이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얼마전에 읽은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와 같은 부류의 내용이겠거니 생각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아쉬움만 남는다. 가장 큰 아쉬움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고 있는 하나의 주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국왕들을 선정해서 당시의 상황과 통치에 관련된 역사적 내용을 서술한 것은 충분히 알겠다. 그러나 그 상황과 순간들에 있어서 해당 국왕들이 발휘한 리더십을 하나로 묶는 큰 틀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서 어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신神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난 국왕도 마찬가지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공과가 반드시 있다. 그런데 그것을 현재의 어떤 상황과 비추어 무엇을 얘기하면서 어떤 교훈을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배울점에 초점을 맞추던지, 반면교사로서 하지 말아야할 점에 초점을 맞추던지 하는 선택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책, '신화 리더십을 말하다'에서는 나름대로의 카테고리로 정의한 리더십의 기준으로 왕을 분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다른 책에서 읽었던 여러 왕들의 업적을 다시 한번 나열해서 읽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여러명이라서 그런 것일까?
다만, 개인적으로 한가지 떠오른 생각에 조금의 위안을 찾기는 했다.
광해군에서, 국제정세를 잘 파악하고서 조선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지 않은 것에 대한 현대의 평가와, 소수에 기대어 과도하게 다수의 반대파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영창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서궁에 유폐시킨 폐륜을 저질렀다는 당시 반정세력의 평가를 보면서 과연 어느 것이 제대로 된 평가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단종을 복위시키고 사육신의 명예를 회복시킨 숙종의 모습을 보면서, 역사적인 평가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앞으로 다른 책들을 읽어가면서 찾아야 할 질문을 맞닥드리면서 책에 대한 아쉬움을 접는다.
<Typo라고 생각되는 부분>
광개토대왕은 그는 중국 왕조들의 견제와 백제의 도전 속에서 고구려의 안정과 번영을......(41페이지)
태조왕건
1918년(즉위 원년) 궁예를 내쫓고 고려 건국 (158페이지)
'한국사전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한국사를 중요한 장면별로 읽는다 (0) | 2013.04.13 |
---|---|
[이야기 한국사] 한국사를 처음부터 읽어 봅시다 (0) | 2013.01.20 |
[한국 7대 불가사의] 선조들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0) | 2013.01.05 |
[이이화의 못 다한 한국사 이야기] 이런 저런 역사 이야기들 (0) | 2013.01.01 |
[우리 역사 5천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역사를 읽는 사관의 문제 (0) | 2012.12.15 |